글설명) 취뽀 후 1년 됐을 쓴 글.. 기록차 남겨둔다
앞서
안녕하세요 클라우드 엔지니어 2년차가 된 따끈따끈한 하하 씨입니다.
글을 적고 보니 그냥 일기 같네요.
작문 능력이 처참하여 봐주기 힘들지만 점차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시작해보려 합니다.
시작은....
기계공학을 전공한 나는 전공엔 딱히 흥미가 없었다.
전공과 친해지지 못한 나의 변명 이겠지만 평생 이 분야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도저히 못할 것 같았다. 아니하기 싫었다
우유부단한 나는 결국 다닌 게 아까워서 2019년 간신히 5학년 1학기를 다니고서 졸업장을 받았다.
적당한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최소 수입과 최소 소비를 그 경계 어딘가를 유지하던 나는 제발 국비학원에서 개발 같은(?) 거라도 배워보라는 친한 친구의 말에 덜컥 2021년에 JAVA 개발과정 국비학원을 등록했다.
쫄봉이던 나는 국비학원에 입과 하기 전 정말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다. 유튜브, 블로그 닥치지 않고 꾸역꾸역 콘텐츠들을 소비했다.잡지식을 습득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인프런의 한정수 님의 비전공자 취업 올인원(?) 강의를 구매해서 수강하였는데 정말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나고 생각해 보면 이런 콘텐츠는 시각을 넓히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부작용으로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게 느껴져서 이도저도 아니게 영영 갈피를 못 잡을 수도 있다.사실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어쨌든 사전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나에게 개발자라는 직업은 멋있고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지적이며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돈도 잘(?) 벌고 더울 땐 시원한 사무실에서 추울 땐 따뜻한 사무실에서 무엇보다 지식과 노하우를 활발히 공유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블로그 꾸준히 하시는 분들은 정말 부지런하고 대단하신 분들이다.)
언젠간 나도 이 문화에 기여하며 스마트하고 멋있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내 안에 마구 꿈틀거렸고 의욕을 풀충전한 상태로 나는 국비학원에 입과했다.
국비학원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전공자부터 비전공자, 50대 아주머니, 20살 애기들.. 그중 다수를 차지하는 건 28~31살 정도의 진로를 정하지 못한 또래들이었고 대부분이 비전공자였다.
적성은....
학원에서 경험한 개발은 꽤 적성에 맞았다. 이미 나는 생활코딩 이고잉 선생님의 제자(내 마음대로)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어느 정도 따라가기 수월했다. 이공계 계열이라 그런지(?) 기본 문법에 대한 어려움이나 간단한 논리적인 흐름은 어렵지 않았고 재미도 있었다.
학원에선 매달 월말평가를 해서 성적 우수자에게 문화상품권을 줬는데 두세 번 정도 받았던 것 같다.
전공자 친구들은 역시나 기본이 있어서 그런지 잘했었던 것 같고 나는 비전공자치고는 나름 잘하는 편(?)이라는 그런 유치한 생각을 추진력 삼아 자신감과 꿈을 키웠다. 지금은 많이 아주 많이 겸손해졌습니다
6개월 중 절반인 3개월 차 정도되니 탈주자와 출석만 하는 자들이 생겨났다.( 취업 지원과 훈련비(용돈)를 받기 위해서 출석만 하고 자는 사람이 꽤 많다.)
진도는 말도 안 되게 빠르게 진행되었고 중간에 흐름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따라가기 쉽지 않았기에 열 번도 넘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우당탕탕 시간은 흐르기 마련...
6개월간 HTML부터 시작해서 CSS, 부트스트랩
프런트(자바스크립트, 제이쿼리, JSP, JavaFX)
백엔드(자바, 코틀린, 스프링, 스프링부트)
각종툴(git)
말도 안 되는 커리큘럼을 찍먹도 아닌 햝먹(?), 날먹으로 강사님의 영타를 따라치며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다 보니 6개월간 포트폴리오용 프로젝트를 2개나 뽑아냈다.(아주 기초적인 CRUD 게시판으로 마치 프랑켄슈타인 같은 창조물을 빚어냈다.)
나름 비전공자 에이스(?)인 내가 팀장의 역할을 맡았고 나름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현 회사 면접에서 이 부분을 굉장히 어필했었다.(하하)
첫 면접....
국비학원이 끝나고 단순 국비학원 이력과 포트폴리오로 취업하기란 너무 어려웠다.
당연하다 수없이 쏟아지는 학원출신 비전공자 개발자 내가 만약 사람을 뽑는다 해도 시간낭비이지 않을까...
국비학원에서 만들어준 이력서를 여기저기 던졌고
나를 면접까지 불러주는 곳은 거의 없었다.
가끔 커뮤니티에 보이는 절대 가면 안 된다는 평점 1점대 회사들은 아주 가끔 면접제의가 왔었지만 가면 안 될 거 같아서 면접을 안 봤다.(이것도 쉽지 않다 정말 가뭄에 콩 나듯)
다소 부지런한 심성이 아니었던 나는 정말 간단한 정렬 같은 난이도(하) 코딩테스트 문제나 간간히 풀면서 시간을 속절없이 흘려보냈다.
6개월쯤 지났을 시점 코딩 테스트를 통해 인턴을 선발하는 중견SI에 별생각 없이 지원을 했고 정말 운 좋게도 프로그래머스 코딩테스트를 통과했다(정말 쉬운 문제였다.)
코딩테스트 통과자 대상으로 면접을 볼 기회가 주어졌고 면접까지 짧은 시간이 주어져서 그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면접은 너무 긴장도 했고 시간이 좀 지나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망쳤던 건 확실했다.
하나의 일화로 내 포트폴리오(국비학원에서 만들어준)를 보곤 아래와 같은 질의를 하셨다.
면접관 :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하셨어요?(국비학원 프로젝트)
나 : 게시판 구현을 담당했습니다!!
면접관 : 어떤 게 리턴 됐어요?
나 : (무슨 개소리지?) 음??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면접관 : 어떤 객체가 리턴되지 않았을까요? 그게 뭔가요?
나 : 음.... 아.. 음... 모르겠습니다.
면접관 : 음.. JAVA나 Spring에 대한 이해는 없으신 걸로 보여요
나 : 네..
진로 변경....
면접을 이렇게(?) 보고도 내 태도를 좋게 봐주셨는지 연락을 받았다.
담당자 : 혹시 소프트웨어 말고 클라우드 하실 생각 없으세요? 마침 사람이 비는데
담당자 : 오늘까지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나 : 하겠습니다!.
사람이 비었기 때문ㅇ... 하하
인턴십....
원하던 개발자 직무는 아니지만 어떠냐 나름 중견기업이라고 생각하니 이게 내 최선이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한 나는 부산에서 3일 만에 짐을 싸서 서울로 상경했다.
총 4개월 간의 인턴십이 진행 됐다.
채용 전제형 인턴십이었고 정말 부적응만 하지 않으면 뽑힐 거라고 했다.
첫 2개월은 외부기관에서 교육을 받았다.
네트워크 기초와 리눅스 기초를 위주로 교육을 받았는데 강사님들이 전부다 대단하신 분 들 이어서 나 같은 무지렁이도 정말 알아듣기 쉽고 이해할 수 있게끔 잘 알려주셨다.
나머지 2개월은 실무에서 OJT를 진행했다.
이때 L3 장비로 네트워크 위주의 실습을 했는데 이론으로 배운 것들이 현실에 적용되니까 이것도 재미있었다
. 네트워크의 전반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나니 전체적인 WEB서비스의 구조가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기 시작하면서 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최종합격
2개월간의 OJT 동안 당연히 평가가 이루어지는 걸 알고 있었고 나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최대한 포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가증스러운 것 하하)
그 결과 최종 면접을 보고 나는 드디어 2022년 31살에 취뽀에 성공했다.
그 이후..
SI 회사다 보니 1개월 만에 바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클라우드 분야 중 특히 공공 SI는 대리, 과장급 인력이 정말 귀하다.
프로젝트 내 직속 사수는 부장님 이였는데 사실 기술적으로 뭔가를 배운 적은 없다.(그래도 되게 나이스 하시다)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 구글링 하고 모르는 건 공부하고, 프리랜서 계약직이나 업체분들에게 염치불고하고 여쭤보면서 우당탕탕 일했다... 나름 좋게 봐주셨는지 감사하게도 많이 도와주셔서 어찌어찌 첫 프로젝트를 완수했고 지금은 두 번째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한번 사이클 도니 할만하다)
현재 만 1년이 된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나름 운도 좋았고 때로는 열심히 했었다.(이런저런 소소한 자격증도 땄고 아직 여전히 도전 중이다)
어쩌다 보니 클라우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아직도 배울 게 너무 많고 기초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이젠 이게 내 업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한 발씩 나아가는 재미에 지내는 요즘이다.
부족한 회고글이지만 이런 케이스도 있구나 하는 관점에서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천 한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